마중물을 부어 주시길
오랜 조합원으로 교육공동체 벗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입장에서 이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벗 공동체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협동조합이란 형태의 공동적 지원을 통해 교육과 청소년, 제반 사회적 현상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들을 제대로 출간해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다행히 초기 조합원들의 출자금 지원과 헌신으로 벗이 비교적 이르게 자리를 잡았고 원했던 책들을 발간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교육》이란 격월간지를 통해 많은 담론을 생산해 냄으로써 우리 사회 교육 문제들을 더 깊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많은 공헌을 해내었습니다.
지난 15년여 동안 순탄하지는 않아도 사무국과 편집국, 이사회와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그럭저럭 오늘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몇 번의 큰 고비에선 사무국의 뼈를 깎는 노력과 이사회의 헌신이 여러 번 있었기에 이 또한 무사히 넘겼습니다.
그럼에도 2025년 한 해를 결산하면서, 그리고 내년도 사업 예산을 구상하면서 또 한 번 벽에 부딛혔습니다. 윤석열 정부 시기 출판 지원 축소, 꾸준한 불경기의 영향이 2024년도와 2025년도에 연속하여 타격을 입혔습니다. 이사회와 사무국은 여러 방안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다방면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우선 당장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전에 이사장을 맡았던 책임을 느끼는 저로서 염치가 없지만, 우리 벗 조합원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디 조합의 성격이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조합원들께 부담되는 말을 하게 되어 더 할 수 없이 송구한 마음입니다.
전례 없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명한 지향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만들어 온 ‘공동체 벗’이 이번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더 자랑스러운 벗이 되도록 다 같이 소중한 손길을 모아 마중물을 부어 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2025. 12. 16.
교육공동체 벗 감사 심수환 올림 |